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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퇴사의 정신건강

조용한 퇴사가 조직 내 심리적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

by skdkgk 2025. 7. 21.

심리적 안전성 없는 조직, 침묵과 거리두기가 시작된다

심리적 안전성(Psychological Safety)은 조직 안에서 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반응에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는 환경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분위기' 이상의 문제로, 구성원의 창의성, 책임감, 팀워크, 그리고 조직에 대한 몰입을 결정짓는 중요한 심리적 토대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많은 조직이 성과 압박과 수직적 구조 속에서 '불안정한 침묵'을 양산하고 있다. 구성원들은 실수나 반대를 드러내기보다 감추고, 무언의 복종과 비자발적인 수용을 선택한다. 이런 환경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반응이 바로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다. 말 그대로 직장을 떠나지는 않지만, 정서적·심리적으로 이탈하는 상태다. 책임은 다하지만 최소한의 에너지로 일하고, 조직과 정서적 연결을 끊은 채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방식이다. 이는 개인의 태도 변화가 아니라, 조직의 심리적 안전성이 무너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조용한 퇴사가 조직 내 심리적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

말하지 않는 문화, 조용한 퇴사로 이어지는 내부 붕괴

조직 안에서 조용한 퇴사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억압과 불신이 자리한다. 상사의 일방적인 지시, 평가 위주의 피드백, 의견 개진 시 돌아오는 부정적 반응 등은 구성원으로 하여금 “말하면 손해 본다”는 학습된 무력감을 갖게 만든다. 문제는 이것이 단지 개인의 불만에서 끝나지 않고, 팀 전체의 정서적 분위기를 바꾼다는 것이다. 침묵이 반복되면 구성원 사이에 의사소통의 생략, 협업의 축소, 피드백의 상실이 나타난다. 팀은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실제로는 기능을 상실한 상태에 가까워진다. 조용한 퇴사를 택한 구성원들은 필요 이상 말을 아끼고, 자발적인 제안이나 문제 제기를 꺼리며, 조직과의 감정적 연결을 의도적으로 끊는다. 이러한 행동은 팀 전체에 ‘에너지 저하’와 ‘창의성 마비’를 유발한다. 한 명의 조용한 퇴사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그것이 방치될 경우 팀 전체의 심리적 안정성은 점점 더 약화된다.

 

리더의 무관심은 침묵을 확산시키고, 신뢰를 붕괴시킨다

조용한 퇴사가 심리적 안정성에 미치는 가장 큰 위협은 ‘리더십에 대한 신뢰 저하’다. 대부분의 구성원은 처음부터 무기력하지 않다. 그들은 일터에서의 인정, 발전, 소속감을 기대하며 조직에 들어온다. 그러나 반복적인 무시, 과도한 업무 강도, 불공정한 평가, 실수에 대한 과잉 반응 등을 겪으며 심리적 에너지를 소진하게 된다. 특히, 리더가 구성원의 정서적 신호를 무시하거나 판단 오류로 간주할 때, 조용한 퇴사는 더욱 고착화된다. “요즘 왜 이렇게 말이 없어?”, “의욕이 없어 보이네”와 같은 피상적인 관찰은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 구성원은 말할 이유도, 말할 용기도 잃고 침묵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조직 내에서 불신, 무관심, 고립감이 퍼지고, 궁극적으로 심리적 안정성은 조직 전체 차원에서 붕괴된다. 결과적으로 팀은 외형상 유지되지만, 내적으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혁신도 없는 ‘정체된 조직’이 된다.

 

조용한 퇴사는 조직을 살릴 마지막 경고일 수 있다

조용한 퇴사는 조직에 있어 일종의 정신적 비상벨이다. 말없이 거리두기를 선택한 구성원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심리적 안정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경고다. 그렇기에 이 현상을 단지 개인의 성향 문제나 ‘요즘 직원들의 태도’로 단정해선 안 된다. 오히려 리더는 조용한 퇴사를 조직문화 진단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업무의 명확한 경계 설정, 상호 존중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실수에 대한 유연한 태도, 피드백보다 질문 중심의 리더십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구성원이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작은 의견이라도 적극적으로 반응해주고, 구성원의 감정 상태를 존중하는 문화를 통해 조직은 잃었던 심리적 안정성을 회복할 수 있다. 조용한 퇴사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 다시 말해 “말해도 안전하고, 실수해도 괜찮은” 직장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은 조직을 믿고, 조직은 구성원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